부모가 아이를 기른다는 것은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구축하는 것과 같다. 부모와 아이가 만나 유쾌하고 따뜻한 멜로디를 창조하기도 하고, 때론 안 타깝게도 불행하고 끔찍한 불협화음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아이와 함께 만들어 가는 일상은 언제나 예측불허이지만 그 일상을 어떻게 채워 가느냐에 따라 아 이와 부모의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기본적인 생존뿐 아니라 애착은 아이의 평생에 걸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아이가 엄마와 애착을 형성 했을 때, 아이는 ‘사랑의 확신’을 갖고 ‘신뢰감’을 형성하고 이 세상을 믿는다. ‘내 가 엄마를 필요로 하면 엄마는 나에게 사랑을 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모르는 것 에 대한 불안을 조절하게 하고, 자존감을 향상해준다. 결론적으로 애착은 아이가 태어나서 첫 번째로 ..
그때 내 허영을 꾸짖거나 필요없다, 왜 이러니 하고 바른 길이라는 이유로 몰아세우지 않고 내가 원하는 걸 다 사줬던 엄마가 고맙다. 그래서 한이 없다. 물욕이 완전히 없는 부처님 같은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내 또래 여자에 비해서는 또는 예전의 나에 비해서는 점점 더 나는 소유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게 다 엄마 덕분이구나. 지금도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는 물건이 있는데, 알 수 없는 어린 애의 짖꿎은 마음과 보상심리였던 것 같다. 정말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입은 적이 없는 버버리 원피스가 그 물건인데 이 나이 쯤 되니 입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에 집에가면 그 낯부끄럽고, 엄마에게 고마운 옷을 찾아봐야겠다. 빈티지 드레스 같은 걸 한 벌 사서 단정하게 흑백 사진으로 결혼 사진을 대..
미팅을 마치고나니 기분이 되려 나아졌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피하기만 하는 건 정말 성미에 맞지 않는 거 같다. 은근히 해결되지 않으면 괴로워 하는 타입일지도. 꽤 한참을 걸어서 연남동까지, 연남동에서 기본 김밥을 한 줄 사서 가방 안에 넣고 집에 왔다. 오는 사이에 밥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는데 내일 먹으면 딱딱하게 굳을텐데 맛이나 볼까 하고 열었는데! 맛살 맛이 많이 나는 흑미에 아주 집밥 같은 김밥 이었다. 지금도 다른 어른들에 비해서 편식하는 편이지만 어릴 땐 먹는 것의 가지수보다 못 먹는 것이 훨씬 많았던 나는 엄마의 김밥을 아주 좋아했는데 그때 들어간 건 달랑 3개. 달걀, 햄, 맛살 세 가지였다. 지금은 김밥에 햄 빼고 우엉이랑 당근 많이 넣는 어른이 되었지만. 그리고 엄마가 해주는..
남이랑 같은걸 보고 어떻게이렇게다른 생각을 했을까 곡예사. 1914 Frontispiece 51.7*37.8 사랑하는 사람에게 빛날 수 있는 사람 존재 서커스, 한마디로 환상의 재현이며 예술가의 일차적인 소명은 곡예사나 광대처럼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즐겁게 하는 것이었다. 예술사에 대한 이러한 정의는 화가나 광대나 악사 모두 대중에게 기쁨과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단순한 생각에 기반한 것이었다. 서커스 샤갈이 프랑스 문화를 알아가면서 그 안에서 찾고자 했곤 것은 우선 자신과 비슷한 것, 자신의 흥미와 비슷한 것이었다. - 샤갈은 동시대 화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동물들이 철학에 던지는 심오한 질문들을 지속적이고도 유쾌한 방식으로 다룬 인물이었다. 라퐁텐우화 죽음과 나무꾼. 1927죽음을..
딸아 사랑하는 내 딸아엄마는 늘 염려스럽고 미안한 마음이다날씨가 추워 겨울 이불을 보낸다딸아 사랑하는 내 딸아엄마는 늘 염려스럽고 미안한 마음이다귤을 보내니 맛있게 먹거라엄마는 늘 말씀하셨지 내게엄마니까 뭐든건 다 할 수 있다고그런 엄마에게 나는 말했지 그 말이 세상에서 제일 슬픈 말이라고남들이 뛰라고 할 때 멈추지 말라고 할 때 엄마는 내 손을 잡고 잠시 쉬라 하셨지남들이 참으라 할 때 견디라고 말할 때에 엄마는 안아주시며 잠시 울라 하셨지다 갚지도 못할 빚만 쌓여가는구나 ▼ 무대륙 미리듣기공연 http://www.youtube.com/watch?v=IA6y5cjpUP4
나는 평범한 사람들이 그런 행복을 얻기 위해서 무슨 짓을 하는지 궁금했다. (중략)집에 들어와 함께 살기 전까지 나는 가족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것은 생각할 때마다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힘이 쭉 빠지게 만드는, 평생 달고 사는 오래된 지병 같은 거였다. 평생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변두리만을 떠돌며 낭떠러지를 걷듯 살아온 천애의 삶, 아무리 똥줄 타게 뛰어다녀봤자 입에 풀칠하는 것조차 버거웠던 무능과 무지, 숱한 수모와 상처, 불명예와 오명의 역사. 도대체 내가 어떻게 가족에 대해 자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단 말인가! + 누군가에게 보호받는 기분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새삼 깨달았다. + 헤밍웨이의 전집을 처음 읽기 시작한 이후, 나에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것은 대부분 내 의지..
나는 레아였던 나의 인생도 참 많이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레아라는 이름을 갖게 된 딸의 뒤에서 사는 엄마로 사는 삶에 조금 거 집중해보기로 했다. 그 삶은 얼마나 따뜻하고 평화로울까. 너를 부르는 나의 이름이 평생 동안 얼마나 나에게 많은 기쁨과 감동을 줄지. 벌써부터 상상하게 되는,매혹적인 너를 사랑하며. 같이 태어난 신생아실 동기들 중에서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나는 너를 주성치보다 미스터빈보다 더 많이 웃겨 줄 거야. 엄마가 도울게. 힘껏!그러니 아무 걱정 말고 너는 그저 아름답게만 자라줘. 남편도 나도 사진이 좋아 마음에 드는 풍경을 만나면 곧장 셔터를 누르곤 했지만 앞치마를 두른 채 부엌일을 해야 하는 그날은 시댁 어른들과 함꼐인 자리에서 마음 편히 카메라를 꺼내들 수 없었다. ..
언젠가 엄마의 화장대에서 필요한 걸 찾다가 아버지의 일기장을 발견했다. 아버지의 하루하루가 오랫동안 일지로 기록돼 있었다. 내 얘기도 많았다. 걱정투성이였다. 걱정을 하면서도 딸을 이해해보려는 앞뒤의 문장들이 있었다. 딸을 아주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여겨주는 마음도 많이 담겨 있었다. 아버지의 하루하루는 적막하기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청소기를 돌릴 만한 작은 힘만으로 할 수 있는 노동이 어디 또 없을까 매일매일 간절히 원하고 찾으셨다. 일기장을 읽던 자세 그대로 나는 한참이나 눈물을 쏟았다.아버지가 염색을 포기하고 백발이 되신 다음부터, 아버지의 일기장을 훔쳐본 그 다음부터, 내게도 변화가 생겼다. 되도록 집에 많이 있는 것. 함께 점심도 먹고 저녁도 먹는 것. 귀갓길에는 구멍가게에 들러 아버지가 좋아..
나의 가장 큰 행운은 너희를 사랑할 시간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이 나의 희망이야. 너희를 사랑할 시간이 없다면, 그 따위 삶은 살지 않을 거야. 이제야 깨달은 것은 누구나, 그 무엇이라도 자라는 동안은 깊고 깊은 사랑의 감동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가슴 아프고 불가항력적인 심오한 사랑을 통해 세상이라는 바다로 운반되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 나는 너희들에게 내 사랑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너희를 유심히 바라봄으로써, 너희를 발견하고 싶다. 너희들이 보이지 않게 그리는 인생의 밑그림을 나는 특별한 시선으로 알아보고 싶다. 너희들의 메세지가 무엇인지, 너희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매혹되는 대상들, 즐거워하는 때가 언제이고 행복을 느끼면 어떻게 변하고 불행할 때는 어떤 표정을 짓고 벗어나는 데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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