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이 쓴다는 구닥을 써보았다. 담백한 사진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이폰 기본 카메라하고 가끔 신랑 카메라 A7을 쓰고 있다. 효과 주는 어플은 물론 보정도 전혀 안하는데 이 앱은 필름 카메라 같다고 해서 구매해보았다. 생각해보면 필름 카메라처럼 효과를 만드는 앱은 이미 많을텐데 내가 이 앱만큼은 굳이 구매했건 큰 이유는 의도하지 않은 모습이 담길까? 하는 기대였다. 필름 카메라를 쓸때면 그 작은 뷰파인더에 눈을 가져다대고 열심히 찍지만 어떤 모습이 어떻게 담겼는지는 한참 후에나 알게 되니까. 그런 매력에도 불구하고 필름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무거운데다 필름 값이나 인화 값이나 솔찬히 들기 때문이고 핸드폰 카메라의 가장 큰 장점은 언제나 내 손 안에 있다는 것! 이 두 ..
어제까지는 날이 덥다가 밤에는 비가 오고 날이 변덕이라 먹은 게 잘못됐는지 신랑이 크게 아파서 오늘은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고 왔다. 처음으로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고 걸을 힘도 없어 하는 모습을 보고 어찌나 놀라고 마음이 아프던지. 나는 언제나 골골 거리지만 신랑은 꾀병이 없는 사람이라 정말 놀랐다. 힘이 없어서 안가겠다는 걸 끌고 병원에 다녀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수액 두 개나 맞고 저녁엔 흰죽까지 먹었으니까. 죽을 먹었는데도 탈이 안나서 밤을 무사히 넘기지 싶다. 병원에 다녀와서 힘 없어서 잠든 서방을 두고 운전면허 필기 공부를 했다. 오랜만에 하는 공부 비슷한 거라 그런지 한국어도 왜 이리 이해가 안가는지 모르겠다. 지금과 같은 인지 상태라면 대학 생활이 너무 너무 괴로웠을 듯 하다. 운..
경기도에 살면서 강북으로 가야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수없이 지나친 동네. 지금처럼 인원수 제한이 없을 땐 버스에 낑겨 앞문이나 뒷문에 낑겨 한남대교를 지날 땐 저 밑 한강에 드러눕고 싶다고 생각하기를 수십번이었다. 강도 보이고 강북이기도 하고 생각해보면 찬찬히 걸어본 적은 없던 곳인데도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은 곳이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가 이 곳으로 작업실 겸 사무실을 옮겨서 가보았다. 오래된 집을 개조한 모던한 사무실, 넓은 책상, 편한 의자, 좋은 책과 그릇들, 식물들. 그녀의 단정한 취향이 잘 스며있는 공간이었다. 우리는 오랜만에 만났고 처음엔 안부를 물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를 많이했다. 친구는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었을까? 공백을 두고 조금 더 들어도 좋았을텐데. 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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