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와서 서서히 눈이 나빠지는 것 같다. 여전히 왼쪽만. 눈에 막이 낀 거 같기도 하고 그런 느낌. 스마트폰을 많이 해서 그런지.. 피곤한 날은 침대에 누워서 하우스 오브 카드 자막이 잘 안보인다 ㅠㅠ 지나가는 말로 눈 침침하다고 했더니 감동스럽게 신랑이 바로 헬시옵션 가서 루테인을 사주었다. 잠 자기 전에 바로 한 알 꿀꺽. 약 냄새가 많이 안나서 좋구먼. 빠트리지 않고 매일 하나씩 꼭 먹어야지. + 12월 첫 주 해야할 일 : 결혼 사진 고르기, 메일 드리고 잊지말고 메신저로 연락 요청!
기껏 쓴 글이 날라갔다 ㅠㅠ 결론은 뭐했다고 내일부터 12월이니! 요점 정리 하자면 내가 매일 하는 생각은 오늘 뭐먹지 하는 주부 생각. 주부가 아니어도 스스로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이라면 하는 건설적인 생각이란 생각이 든다. 혼자 있을 때도 그럭저럭 해먹는 편이었지만 여기에 와서는 거의 한끼도 빠지지 않고 우리 두 식구 식사만큼은 챙기고 있다는 건 기특하다. 아침은 주로 커피 한잔, 점심은 학교에서 돌아와서 볶음밥이나 카레, 버섯과 두부를 넣은 된장국, 미역과 파를 넣은 된장국, 달걀말이, 햄 야채 볶음, 가지 고추장 구이, 토스트, 떡볶이 등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것들. 제한된 시간 내에 새로운 걸 시도하면 주로 만족스럽지 못하다. 예를 들면, 빵가루를 묻힌 두부 카츠 ㅠㅠ 실패 요인은 고운 빵가루..
나의 선호도 : 윤상 > 토이 > 김동률 >>> 전람회 > 윤종신 >>> 이적 > 김현철 이상하게 김현철 노래는 즐겨 듣는 노래가 몇 곡 없었는데 며칠 전 우연히 라디오에서 서울도 비가 오면 괜찮은 도시를 듣게 되었다. 가끔 어떤 노래가 다른 곡으로 바꿔서 연주될 수 없이 꼭 어울리는 날이 있는데 그 날이 바로 그랬다. 여름 나라로 돌아오기 며칠 전이었고 서울은 흐린 초겨울이었다. 평일 저녁 퇴근 시간 전이라 자유로는 막히지 않았고 어두운 회색 길에 자동차의 붉은 빛, 가로등의 노란 빛방울만 번져갔다. 금새 눈이 올 것 같은 날씨였다. 먼지 투성이던 서울도 비가 오면 괜찮은 도시, 라는 가사랑 정말 잘 어울리는 시간과 공간. 비슷한 듯 다른 화면이 빠르게 지나가서 되려 정지화면 같은 차 안은 비를 보기에..
영어는 스펠링만 보고는 그 발음도 할 수 없는 어려운, 비이성적인 말이다. 26글자가 어째서 43개 또는 50개로 발음 되어야하는건지. 하필이면 어려운 말이 전세계 공용어라 살기가 힘들다. 그래도 우리나라 보다는 조금 쉽게, 당연하게 영어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배우는 건 좋은 거 같다. 나에게 영어가 어려운 건 당연한 일이고, 얘네들에겐 나보다 쉬운 게 당연하니까 못해도 창피하지 않다. 영어 실력 같은 걸로 사람의 전체적인 능력치에 부가적인 상하관계, 존경이나 후광 같은 게 붙지 않는다고 할까. 영어를 잘하는 게,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게 그 사람의 훌륭한 점이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대학까지 나온 사람이 영어를 못하면 덜 떨어져 보이는 문화 자체가 이상하다. 남들이 뭐라고 생각하거나 크게..
교재를 사야한다고 하길래 수업 시간에 쓰는 건가 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선생님들이 수업 시간에 필요한 책을 복사해서 프린트로 가져와서 나눠주기 때문에. 워크샵 형식으로 한 책을 꾸준히 나가는 건 아니고 그때 그떄. 그래서 종이가 너덜너덜 해지고 쌓여가는 기분으로 공부하는 맛은 없지만 진도에 연연하지 않고 다양한 선생님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배울 수 있어서 사실 상 머리에 더 남는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재가 있는데, 피어슨. 너 랩탑 있니 하고 물어보더니 인터넷으로 혼자 수업하는 거라고 했다. 드디어? 어쩌다보니 대형 출판사의 인터넷 LMS를 체험하게 되었구나. CD 대신 MP3로 받을 수 있거나 같은 시리얼 넘버로 듣기만이라도 가능한 앱이 있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은 들지만 뭐, 공부하고자 하는..
Adobo rice : 현지에서 3년 정도 산 친구가 아도보 글자가 들어간 건 다 맛있다고 하여 시켜봄. 데리야키 소스 같기도 하고 장조림 비빔밥 같기도 하지만 안남미를 찐 듯한 식감 + 너무 달아서 우리는 남겼다. Sinugba pork liempo : Sinugba 구이 라는 뜻이라고 함. liempo 는 삽겹살 이라고 한다. 워낙에 짜게 이미 요리되어 나와 소스는 필요 없었지만 곁들여진 간장 베이스의 소스는 짜기보단 스파이시했다. 요건 무난무난. 하지만 짜서 조금 남겼다. 아무튼 먹고 사는 일에 익숙해져야 도시를 사랑할 수 있을텐데 아직은 어렵다. 그래도 많이 찾아보고 도전해봐야지. 세상은 넓고 반드시 맛있는 것은 있게 마련 (...포부가 돼지같군)
토요일 오후 네 시. 한 시부터 높아진 해가 한창 높아진 시간. 뜨겁긴 하지만 들어오는 햇빛이 좋아 나는 사진을 찍고 일기를 쓰고 있고 신랑은 게임을 하고 있다. 같은 집에서 다른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낼 때는 거의 이 모습인 것 같다. 그동안 빨래는 바삭하게 말라가고 있다. 아주 약하게, 겨우 몇 초 동안 빨래가 움직일만큼만 바람이 분다. 환기되고 빨래 잘 마르라고 창문을 열어둔 덕에 에어콘을 키지 않아서 가만히 앉아있으면 콧잔등과 가슴팍 사이로 땀이 쪼르르 흐른다. 한창 높아진 해가 길어진 그림자를 만들다가 십분 사이에 건너편으로 지고 있다. 이제 곧 밤이 오겠지. 오늘은 긴 꿈을 꿨다. 아직도 풀어지지 않은 채, 손으로 잡히지 않는 작은 구슬 처럼 여기 저기 헤집고 다니는 기억. 그 크기가 이..
이 도시에서 맞이하는 첫 금요일이다. 이제 꼭 4일 밖에 되지 않았는데 한참이나 지난 기분이다. 정말로 4일 밖에 안됐다니 믿기지가 않는군. 어제는 레벨 테스트를 봤고 오늘은 학교에 다녀오는 날이었다. 영어를 못하니까 낮은 반에 가면 되지 하고 쿨하게 마음 먹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시험을 못보면 마음이 찝찝하고, 다음 날 학교에 가서 선생님을 만나자면 괜히 피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 낯선 거리에 낯선 사람들이지만 금요일이 주는 묘한 해방감과 자유로움 때문인지 그들의 밤도 좋아보였고 우리의 밤도 전보다 한층 편안해졌다. 집으로 돌아와서 그간 밀린 빨래를 했고 어쨌든 시험도 끝났고 선생님도 보고왔다. 이제 꼼짝없이, 피할 수 없이 여기에 몇 개월 간 지내야된다고 생각하니..음, 포기하면 편한가. 더 편해..
덥고 습한 나라기 때문에 에어콘이 필수다. 깨어 움직이는 동안 에어콘을 끄면 잘 버텨야 30분이려나. 끄면 인위적인 바람이 없어서 머리가 안아프지만 나도 모르게 짜증을 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 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빨래와 샤워가 시급해진다. 그래서 다시 에어콘을 키면 두통이 발생. 이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다 ㅠㅠ 그렇다, 나는 에어콘 바람에 무척 취약한 타입에 크게 더위를 안타서 우리나라 만큼 더운 여름에서는 아주 더울 때 잠깐만 에어콘을 키고 줄곧 자연 바람과 대나무, 여름 잠옷 등으로 살아왔다. 에어콘을 주구장창 틀어야하는 나라에서는 살 수 없다는 걸 이제라도 깨달았으니 다행인걸까 ㅠㅠ 해가 지고 밖에 나가면 그래도 바람이랄 것이 조금 불지만 차가 많고 길거리 담배가 즐비해서 매연이 많고 공기가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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