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4주간 월요일제1독서 창세 28,10-22ㄱ복음 마태 9,18-26 제1독서 창세 28,10-22ㄱ 야곱은 브에르 세바를 떠나 하란으로 가다가, 어떤 곳에 이르러 해가 지자 거기에서 밤을 지내게 되었다. 그는 그곳의 돌 하나를 가져다 머링 베고 그곳에 누워 자다가, 꿈을 꾸었다. 그가 보니 땅에 층계가 세워져 있고 그 꼭대기는 하늘에 닿아 있는데, 하느님의 천사들이 그 층계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주님께서 그 위에 서서 말씀하셨다. "나는 너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이며 이사악의 하느님인 주님이다. 나는 네가 누워 있는 이 땅을 너와 네 후손에게 주겠다. 네 후손은 땅의 먼지처럼 많아지고, 너는 서쪽과 동쪽 또 북쪽과 남쪽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땅의 모든 종족들이 너와 네 후손을 통하여 복을 ..
나는 숨을 곳이 없다. 나는 숨을 곳이 없다. 그러나 이런 절망적인 느낌 속에서도 노래는 여전히 아름다우며 그 아름다운 노래가 아름다운 손을 뻗어 내 몸을 샅샅이 핥고 나는 몇 번이나 다시 몇 번이나 내 목을 조르고 싶을 정도로 행복하다. - 더 나쁜 쪽으로, 제2회 웹진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김사과. 문학과지성사. + 개인적으로는 모든 면에서 다 실패했다고 봐요. 다루고자 했던 문제의식은 다양했는데 제대로 형상화되었다는 느낌이 안 들고 해서 안타까워요. 하지만 실패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앞으로 다룰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한 워밍업이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쓴 소설의 양은 적지만 전보다 소설에 대한 평가가 낮아진 건 아니시군요? 헉슬리 오, 아닙니다. 아니고말고요. 소설, 전기, 역사 모두가 중요한 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허구이든 실제이든 구체적인 인물과 상황의 관점에서 볼 때 보편적인 추상 개념에 대해서 훨씬 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단어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추상적으로 쓰는 건 아주 쉬워요. 하지만 개념을 특정한 맥락의 관점과 특정한 일련의 상황들 속에서 표현해야 하는 순간, 한계는 있더라도 훨씬 더 멀리 아주 깊게 나아갈 수 있는 문이 열립니다. 그건 대단한 개념들을 구체적인 형식 속에서 항상 살아있게 만드는 심오한 소설적 인간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소설에서는 절대적인 것과 상대적인 것..
소설을 시작할 때 각 장을 나눠서 계획을 세우시나요, 아니면 전체적 구조를 먼저 생각하시나요? 헉슬리 한 번에 한 장씩 작업해나갑니다. 하면서 방향을 잡아가지요. 처음 시작할 때는 어떤 식으로 나아갈지 아주 어렴풋하게밖에 알지 못합니다. 그저 대강의 아이디어밖에 없는 상태에서, 글을 써 나가면서 발전시킵니다. 이런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많은 분량을 썼는데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전부 다 지워버렸지요. 다음 장을 시작하기 전에 앞의 한 장을 완성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는 다음 장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완전히 확신할 수 없지요. 아주 조금씩 생각나기 때문에 일괄된 어떤 것으로 만들려면 아주 열심히 작업해야 합니다. -작가란 무엇인가 2, 파리리뷰. 다른. 올더스 헉슬리. + 지금..
르포인 ⎡히로시마 노트⎦와 소설⎡개인적인 체험⎦을 비슷한 시기에 출판하셨습니다. 어느 쪽이 당신에게 더 중요한가요? 오에 ⎡히로시마 노트⎦가 ⎡개인적인 체험⎦보다 중요한 의제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목이 시사하듯 ⎡개인적인 체험⎦은 비록 허구라도 저 개인에게는 더 중요한 문제를 다룹니다. ⎡히로시마 노트⎦와 ⎡개인적인 체험⎦을 썼을 때가 제 이력의 시작점이었지요. 사람들은 그 이후 제가 아들 히카리와 히로시마라는 같은 주제를 반복해서 쓴다고 말합니다. 저는 따분한 사람이지요. 문학작품을 많이 읽고 여러 가지에 대해 생각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바탕에는 히카리와 히로시마가 있습니다. 히로시마에 대해서 말하자면, 1945년 시코쿠에서 어린아이일 때 그 사건에 대해 들었습니다. 그리고 원폭 생존자들..
1. 나이를 먹는 것은 그다지 두렵지 않았다. 나이를 먹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누구나 나이는 먹는 것이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어느 한 시기에 달성해야 할 무엇인가를 달성하지 않은 채로 세월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다. 2. 하지만 나는 마흔살이란 하나의 큰 전환점이어서,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무엇인가를 두에 남겨 두고 가는 때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일단 그런 정신적인 탈바꿈이 이루어지고 난 후에는 좋든 싫든 다시 돌아갈 수 없다. 시험해 보았지만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으니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갑니다, 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세월이란 앞으로만 나아가는 톱니바퀴라고 나는 막연히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정신적인 탈바꿈이란 ..
습설 사람, 질리게 봐온 사람들이다. 검소함과 추레함의 차이, 실제 아는 것과 안다고 착각하는 사람의 차이, 속 빈 자들의 끝 간 데 없는 기고만장함. 이제껏 살아왔을,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을 어떤 삶을 몇가지 행동으로 읽어내는 것이다. 뽀득뽀득한 삶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 실은 그것이 매우 힘들다는 것도 안다. 볼을 벼리는 추위를 참고, 얼어버린 나뭇가지가 된 손가락으로 찍었을 설원의 한 컷을, 난방 잘된 전시관에서 편히 보는 것. 보는 사람. 참 좋군. 폭염 속에서 우연히 본 어느 농가 처마에 달린 고드름 사진. 저긴 참 좋군. 구석에 수년간 작동하지 않았을 혹은 못했을 녹슨 경운기는 보이지 않는다. 다 그렇지. 알고 있었다. 신념에 의한 자발적 가난이 아니라 노력해도 벗어나기 힘든 비자발적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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