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낯익은 것을 낯설게 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동안 익숙해져 버려서 숨겨진 뜻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나 싶었을 때이죠. 그래야 한다고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는 것들 중에서 그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요?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서 축적되어 온 삶의 지혜는 굳이 논리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어느 때인가 누군가는 새로운 생각을 해냈을 것이고, 그런 새로운 생각들이 우리 삶의 질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온 것 또한 사실입니다. 낯섦은 익숙함을 가장할 때가 많습니다. -나를 위한 하루 그림, 선동기. 아트북스.
서두르지 않고 눈처럼 하얗게 빛나는 길을 푸른색 작업복을 입은 사내가 천천히 뒷짐을 지고 걷고 있습니다. 짧은 그림자로 봐서 때는 한낮입니다. 앞서 가는 여인을 뒤따르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눈에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마음이 보입니다. 그림의 왼쪽은 푸른색으로 남았고 키 작은 들꽃이 피어 있는 길은 오른쪽 끝에서 잘려 버렸지만 사내가 걷는 길은 끝없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나이 들면 서두르지 않고 늘 저렇게 앞에 가는 사람을 지키듯이 걸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때는 나이 먹는 것이 자랑스러워 생일이 되면 여기저기 소문을 냈습니다. 그런데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 예전과 달라졌기 때문인지 이제는 생일을 맞아도 덤덤합니다. 더 이상 뛰지 않기로 하면서부터 저의..
힉스는 아내 마리아와의 사이에 모두 여덟 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그중 여섯 명이 결혼 다음 해부터 7년 사이에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아이를 기르는 동안 힉스는 큰 성취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매년 아이들이 태어나고 세상을 떠나면서 정신이 없었겠지요. 다른 화가들과 교류할 시간도, 그림 공부를 할 시간도 별로 없었습니다. 훗날 힉스는 이 시기를 '작고 보잘 것없는 시절'이라고 했다는데, 인생의 연표 중에는 잘라 버리고 싶은 시절도 있기 마련이지요. 결혼 피로연 The Wedding Breakfast / 1862 / 30.5cm x 25cm[출처] 조지 엘가 힉스 - 빅토리아 시대의 풍속 화가|작성자 레스까페 애야, 어둠은 빛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
긴 그림자는 돌아가야 할 때를 알려주는 해세계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돌아간다는 것은 정리를 시작해야 한다는 말과 같지요. 조금씩 습도도 낮아지는 때가 되었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오면서 사방에 흩뿌려 놓았던 흔적들을 해시계 아래로 모아, 더러 슬픔으로 남아 있는 것들은 햇볕 잘 드는 곳에 오래 걸어놓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아직 눅진한 것이 내 삶에 남아 있다면 그것도 바람에 깨끗하게 말리고 싶습니다. 가을에는 햇볕과 바람에 불편한 마음을 맡겨도 좋으니까요. -나를 위한 하루 그림, 선동기. 아트북스.
이 책의 핵심 주장은 ‘현대에도 세계 곳곳에서 폭력적인 참상이 빚어지고 있는데, 사실은 인류 역사상 지금이 가장 평화로운 시대이다.’ 라는 주장입니다. 사실 현 시대를 진단할 때 부정적으로 서술하면 인기가 있는 게 사실이죠. 그런데 스티븐 핑커는 인간의 본성에서 말하자면 희망 같은 것을 보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83716897&orderClick=LAH&Kc= + 책 표지 디자인이 무척 예쁘다.
나는 골드만삭스 영업 팀의 매니저로 재직했던 시절, 부하 직원들을 향해 “남이 저지른 실수를 왜 내가 사과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책임은 회사에 있지만 고객과의 관계에서 담당 영업맨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명심하고, 미안하지만 직접 나서서 사과를 했으면 한다. 그 실수로 인해 우리 회사가 출입 금지 조치를 받거나 회사의 신용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담당 영업맨인 자신의 신용까지 떨어뜨려서는 절대 안 된다.”라고 지도했었다. 담당 영업맨이 “다른 부서에서 한 일입니다.”라고 말을 꺼낸 순간 그 고객은 ‘이 친구는 여차하면 도망갈 사람이군’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면 그동안 쌓아온 신뢰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고객과 친해지는 일은 신뢰를 쌓는 첫걸음이지만, 친해졌다고 해서 신뢰가 저절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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