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첫마음이라는 책을 읽다가 천주교 주소록에 들어가 평소에는 보지 않았던 선종하신 신부님들 이름을 보다가 너무나 빠른 시간에 돌아가신 차기병 신부님의 이름을 보게되었다. 혹시나 어떤 사연이 있을까 검색했다가 그 분의 사연을 알게 되었다. 사제 서품을 받은지 일년만에, 그것도 서른에. 내 나이가 서른살을 이제 막 지나와서 그런지 너무나 안타깝고 또 사무친다.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죽을 수 있는 것이다. 선종한 사제 백여명의 이름을 뒤에서 부터 보았다. 주교, 몬시뇰, 오래 전에 수품 받으신 분들이 아닌 순서로. 그렇게 보다보니 산사태로 대학생들과 봉사하다 돌아가신 분도 있고 이미 오랜 시간 아프시다가 너무나 아파 보여서 병원으로 옮긴지 12시간만에 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과로로 쓰러지셨는데 다시는 일어..
행복은 '무엇' 이 아니라 '어떻게' 의 문제다. 행복은 대상이 아니라 재능이다. 헤르만 헤세. '당장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귀찮아서', '남들도 다 안하는데 뭘' 등과 같은 생각은 하위 수준 프레임의 전형이다. 그렇다면 상위 수준과 하위 수준 프레임을 나누는 결정적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상위 프레임에서는 'Why' 를 묻지만 하위 프레임에서는 'How' 를 묻는다는 점이다. 상위 프레임은 왜 이 일이 필요한지 그 이유와 의미, 목표를 묻는다. 비전을 묻고 이상을 세운다. 그러나 하위 수준의 프레임에서는 그 일을 하기가 쉬운지 어려운지, 시간을 얼마나 걸리는지,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등 구체적인 절차부터 묻는다. 그래서 궁극적인 목표나 큰 그림을 놓치고 항상 주변머리의 이슈들을 좇느라 ..
평범하고도 특별한 어느 날에야 내가 단지 한 사람이 된다. 그럴 때에는 다른 날보다 행복하게 눈을 뜨고, 그리고 은총이 충만함을 느낀다. 여기서 우리는 시인의 다른 날들에 대해서 상상해볼 수가 있다. 한 번에 여러 사람이 되어 살아가는 날들. 누군가의 언니였다가 누군가의 딸이었다가 누군가의 아내였다가 누군가의 이웃이었다가 누군가의 친구이기도 한 날들. 나는 당신의 나, 혹은 그들의 나일 뿐이다. - 생물성, 신해욱. 발문, 김소연. + 김소연 시인님이 써주신 발문이라고 생각하는데, 혹시 같은 이름의 평론가가 계신가. 그러나 저 문장은 내가 느끼는 김소연 시인님 같다. 갑자기 평생 하나의 장르만 읽어야 한다면 모국어로 된 시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미래에 대해 걱정하며 살아가곤 합니다. 걱정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아주 현명한 걱정과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에요.‘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이런 고민은 우리에게 해결할 방법을 찾게 해 주기 때문에 현명하고 유익한 것이지요. 하지만 동생 호랑이처럼 해결할 방법은 찾지 않고 ‘사냥을 하다가 넘어지면 어떡하나?’, ‘동굴 밖에 낭떠러지가 있으면 어떡하나?’ 등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걱정만 하는 것이 바로 쓸데없는 걱정이랍니다. 이렇게 지나친 걱정과 불안함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요.’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만 게을러진다.’라는 말을 들어 본 적 있나요?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너무 완벽하게 모든 일을 하려다 보면 영주처럼 나도 모르게 게을러..
젊은 시절은 낭비의 연속입니다. 얼마나 멋지게 그 시간을 낭비했는가? 그것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학창 시절의 방과 후는 그렇게 낭비하기에 가장 적절한 시간입니다. 그러니까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정신없이 사랑과 우정에 빠져드는 것이 좋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좋은 어른이란 인생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나쁜 어른은 시간, 돈, 감정, 그 모든 것에 인색한 사람들입니다. 젊은 시절은 낭비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낭비하지 않으면 좋은 어른이 될 수 없습니다. 당장 죽는 게 차라리 낫다는 생각이 들 만큼 괴로운 일도 시간이 지나면 멋진 낭비의 추억으로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될 겁니다. -방과 후의 음표, 야마다 에이미. 민음사. 작가의 말 중에서.
내 앞에는 너무 많은 선택의 기회가 있다. 울트라모던한 세상,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의 수많은 유혹들이 나를 향해 손짓한다. 우리가 원하는 게 무엇이든, 내가 바라는 게 무엇이든 마우스 클릭 한 번이면 대체로 해결된다. 언제부터 세상이 이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어쩌다 재수 없이 시대의 흐름에 휩쓸린 희생양인지, 혹은 내 의지로, 그것도 전속력으로 그러한 흐름 속으로 뛰어든 건지도 잘 모르겠다. 결정장애 세대 기회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올리버 예게스 지음 | 강희진 옮김 | 미래의창 | 2014년 10월 10일 출간 http://sam.kyobobook.co.kr/sbweb/samclub/samclubDetail.ink?barcode=4808959892938&orderClick=34f 뭐든지..
우리가 현재라고 부르는 1913년, 그 이야기. 1913년 세기의 여름 양장본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 한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0월 19일 출간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54622608&orderClick=LAG&Kc= + 늘 읽고 싶었지만 선뜻 손이 안가던 것들. 마음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에 대해서 줄곧 집중해왔는데 이제는 이유를 알고 싶고 대처하고 싶다. 누가 이런 책을 읽지 하던 책들에 손이 가기 시작했다. 알고 싶고 앎으로부터 상대와 현상을 이해하고 싶어졌다. 납득하고 싶다. 나와 내가 사는 세상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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